왜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른 외모로 진화했을까?

2023. 12. 20. 21:14카테고리 없음

왜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른 외모로 진화했을까?

<출처> 소소한 고대사 YouTube

법의학에서 치아의 형태는 신원을 파악할 때

지문만큼 핵심 단서로 활용되며

아시아인의 해부학적 특징을 규정할 때에도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19세기 후반 독일의 치의학자

뮐라이터는 아시아인의 치아를 조사하다가

앞니 뒤편이 움푹 파여 있는

독특한 형태임을 발견하고

삽모양 앞니라 이름 붙였습니다.

삽모양 앞니는 굴곡 정도에 따라

7단계로 분류되며

아프리카,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동남아시아에서 동북아시아,

아메리카로 이동할수록

굴곡 정도가 강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인류학자 흐르들릭카는

동아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에게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삽모양 앞니를

베링기아 가설의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삽모양 앞니는 위안머우 원인과

베이징 원인, 헥시안 고인골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되어

다지역 기원설을 주장했던

중국 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주요 근거로 인용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앞니를 '제3의 손'처럼

즐겨 사용했던

네안데르탈인 또한

삽모양 앞니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다지역 기원설에 힘이 실리진 못했습니다.

치과 인류학의 개척자 크리스티 터너는

아시아인의 치아를 좀 더 세분화하여

동남아시아의 순다돈트와

동아시아인의

시노돈트 2개 패턴으로 구분했습니다.

순다돈트는 삽모양 앞니가 약하게 확인

되는 것을 제외하면

전체 뿌리 구조는

아프리카 및 유럽과 동일합니다.

반면 시노돈트는

삽모양 앞니가 뚜렷할 뿐만 아니라

4개의 치아에서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시아와

확연하게 다른 뿌리 구조를 보여줍니다.

터너는 동남아시아인을 비롯해

일본 고대 조몬인,

 

조몬인의 후예인 아이누족,

대만 원주민에서 순다돈트 패턴을 발견했고,

중국 한족, 한국인,

청동기 시대 이후의 야요이인,

몽골인, 시베리아인,

아메리카 원주민에서

시노돈트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터너는 초기 동아시아 인류에게서

치아 변형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가

처음 나타났고,

시노돈트 변이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강력한 자연선택을 받아

지배그룹으로 성장했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그리고 시노돈트 그룹은

극동 시베리아의 추위를 견뎌내고

베링기아를 건너는데 성공했으며,

모든 아메리카 원주민의 지리적 기원은

동아시아에서 유래되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최근 유전학자들은

순다돈트에서 시노돈트로의

극적 치아 변형을 유발한 유전자가

EDAR 변이 V370A 임을 찾아냈습니다.

EDAR은 치아뿐만 아니라

모발, 땀샘, 유방 분비선,

손톱, 귓볼 턱 모양과 같은

베아의 외배엽 기관 발달을 조절하는

중요 유전자입니다.

모유를 통해 비타민D와 지방산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빙하기의 환경 선택이란 최신 논문에 따르면

EDAR 변이는 시노돈트 치아 변형뿐만 아니라

모발을 굵은 직모로 만들고,

유방의 지방 조직을 감소시키는 대신

유선 생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효과를 갖습니다.

따뜻한 순다랜드에서

동아시아로 북상했던 초기 인류는

겪어 본 적 없던 매서운 겨울 추위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더욱이 3만 년 전은 본격적인 빙하기가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겨울철 추위는 따뜻한 옷과 천막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햇빛 노출이 감소되면

비타민D 결핍증이 발생합니다.

비타민D는 지방층 형성을 촉진해

추위에 대한 체온 유지 및

면역반응에 관여하며

결핍 시 아기들의 저체중 및

뼈 기형의 구루병을 유발합니다.

성인의 경우 햇빛이 부족하더라도

비타민D를 야채와 생선,

순록, 물개와 같은 식단을 통해

충분히 보충할 수 있지만

신생아의 경우엔 전적으로

모유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V370A는 유선 생성을 증가시켜

모유 양을 늘릴 뿐만 아니라,

식품에서 섭취된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을

모유에 더 많이 함유되도록

증폭 시켜주는 효과를 갖습니다.

고대인들의 평균 수명이 24살 정도로

매우 낮았던 이유는

사람들이 20대에 사망했기 때문이 아니라

유아 사망률이 너무 높아 평균 수명을

깎아먹었기 때문입니다.

모유의 양과 질이 모두 향상되면서

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을 것입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3만 년 전쯤 중국 중부지역에서 EDAR

변이가 처음 나타났고,

향상된 모유 수유의 영양학적 이점 때문에

빙하기 때 강력한 자연선택을 받아

빠르게 지배 그룹으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즉, 동아시아인의 독특한 시노돈트

치아 패턴과 굵은 직모 모발, 작은 유방은

유선 생성을 촉진하는 유전자 변이 때문에

부차적으로 획득된 특징인 것입니다.

크리스티 터너는 모든 아메리카 원주민을

시노돈트로 알고 있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남미 원주민 중

순다돈트 패턴이 소량 혼재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빙하기 때 EDAR 변이를

획득하지 않은 소수의 순다돈트 그룹 또한

높은 영아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베링기아를

건너는데 성공했음을 의미합니다.

 

동아시아인은 굵은 직모 모발뿐만 아니라

체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머리가 드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학자들은 아시아인이 빙하기 동안

두꺼운 모피 옷을 입은 상태에서

깨끗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털이 감소했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반면 최근 일부 학자들은

순다랜드의 초기 아시아인이

바닷물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털이 줄어든 것이라 추측합니다.

1960년대 해양생물학자 알리스터 하디는

인류 기원에 대해 수생 유인원 가설이란

다소 엉뚱한 주장을 제시했는데,

학계에서는 사이비 학설로 취급받으나,

다만 몇몇 참고할 만한

재밌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돌고래, 물개와 같은 해양 포유류와

강물 및 진흙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하마,

코끼리, 돼지와 같은

동물들은 털이 줄어든 모습을 보여줍니다.

육상 포유동물의 경우 체모가 주요

단열재 역할을 하는 반면

물속에서는 피하지방층이 주요 단열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시아인의 체모가 감소된 이유가

동상을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따뜻한 바닷가, 강가 생활에

적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체모와 머리숱은

남성 호르몬 양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데

아시아 남성은 테스토스테론과

DHT 양이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40대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아프리카계가 아시아계보다

1.5배 정도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시아 남성은 전립선암 발병률이

아프리카와 비교했을 때 1/5 정도로 낮으며,

도핑테스트에서 상대적으로

안드로겐이 낮게 검출되어

해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한국인과 스페인인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과 유전자를 비교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UGT 유전자 다형성 때문에

남성 호르몬이

감소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남성적 터프함과 운동신경이

약간 떨어질진 몰라도 폭력성이 감소하고

대머리 및 전립선암 발병률이 낮은

장점을 같습니다.

제 생각엔 아마도

순다랜드의 따뜻한 바닷가와 강가에서

해양 식량을

안정적으로 손쉽게 취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바나 초원에서

대형 포유류를 사냥할 때만큼

굳이 남성호르몬을 뿜어낼 이유가

감소했기 때문은 아니었을지 상상해 봅니다.

순다랜드에서 동아시아

시베리아로 북상한 초기 아시아인은

자연스러운 기후 적응에 의해

점차 피부색이 옅어지고,

몸집 크기가 다시 증가했을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유럽인과 동아시아인의 밝은 피부는

수렴 진화를 통해 독립적으로 발생하였으며,

멜라닌과 관련된 유전인자들의 종류는

그 수가 매우 많고

복잡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유럽인의 밝은 피부색은

신석기 농업혁명 이후

대규모 이주 물결 때 발생한

유전자 변이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1만 년 전 영국의

고대 수렵채집의 체다맨의 경우

유전자 분석에서

어두운 피부색에 푸른 눈,

곱슬머리를 가졌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영국 지역은 햇빛 양이 부족하고

체다맨은 어두운 피부색을 갖고 있었지만,

고기와 생선 야채를 섭취했기 때문에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반면 농업혁명 이후

아나톨리아에

유럽으로 이주한 초기 농민들의 경우

주로 곡물을 섭취하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이 심했고,

밝은색의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을 것입니다.

즉 정리하면

동아시아는

모유 분비를 향상시키는 유전자 변이로,

유럽은 (피부) 색깔을

변화시키는 유전자 변이로,

비타민D 결핍에 대응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기후적응에 따른

코의 형태 변화 연구에 따르면

습하고 더운 기후에서는

콧구멍이 넓고

콧볼이 옆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춥고 건조한 기후에서는

콧구멍과 콧볼이 좁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여름은 매우 덥고 습한 반면

겨울은 춥고 건조한 기후가 반복되기 때문에

중간 정도의 코 모양을

갖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3년 대한민국 연구팀은

한국인의 안면 각도,

눈썹 능선, 코 높이의 얼굴 형태에 관여하는

여러 유전자 변이들을 조사하였고,

또 다른 중국 연구에서는 홑꺼풀과 쌍꺼풀

형태에 2개의

rs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안면윤곽, 눈꺼풀, 코, 눈동자 색

이런 작은 외모 특징들은

개인적 편차 혹은 우연한 유전적 부동,

그리고 성선택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합니다.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유전자들은

종류가 매우 많고,

기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굳이 우리가

이러한 유전자들을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유전학 연구가 이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동아시아인의 초기 기원과

유전적 변화 과정을 순다랜드의 남쪽 경로를

전제로 설명했습니다.

<출처> 소소한 고대사 YouTube